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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회고 — 단련

전쟁 폭락 속 분할매수, AI TF 합류, 투자 스터디 시작, 그리고 드디어 운동을 시작한 달

2026년 4월 5일 · 7분
2026년 3월 회고 — 단련

한 단어로 요약하면 단련이었다. 전쟁으로 시장이 무너지는 걸 지켜보면서 멘탈이 단련됐고, AI TF에서 새로운 근육을 키웠고, 투자 스터디에서 프레임워크를 단련했고, 드디어 진짜 몸도 단련하기 시작한 달이었다.


전쟁, 폭락, 그리고 분할매수

3월의 가장 큰 사건은 이란 전쟁이었다.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선제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은 3월 내내 시장을 뒤흔들었다.

코스피는 이틀 만에 -20% 가까이 폭락했다. 6,347에서 5,093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20%씩 빠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유가 주간 35% 급등, 원달러 1,500원 돌파. 뉴스만 보면 세상이 끝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1월 출장 때보다 덜 흔들렸다. 아마 2월에 만들어뒀던 투자 원칙 덕분인 것 같다. “펀더멘털 훼손 없는 지정학 패닉에는 분할매수”라는 플레이북을 미리 짜둔 게 결정적이었다. 실제로 폭락 직후 1차 분할매수를 실행했다. 떨리는 손으로 매수 버튼을 눌렀지만, 기계적으로 실행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반등 후에는 “반등하면 안 사는 게 정답”이라는 원칙에 따라 추가 매수를 멈췄다. 이 판단이 맞았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원칙대로 움직였다는 것 자체가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삼쩜삼 스터디, 투자의 뼈대를 세우다

3월에 가장 의미 있었던 건 삼쩜삼 투자 스터디(팀더윤센 4기)를 시작한 것이다.

먼저 3월 14일 삼쩜삼 콘서트에 참석했다. 신영증권 김학균 센터장의 시장 전망, 조선·원자력 전문가들의 섹터 분석, 그리고 투자 유튜버들의 토론까지 — 하루 종일 빡세게 듣고 정리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역사적으로 전쟁 때문에 시장이 망가진 적은 없다”는 말이었다. 전쟁 폭락 한가운데서 들으니 더 와닿았다.

이어서 3월 21일, 22일 이론 강의 1~2강을 들었다. 메인 시나리오 + 서브 시나리오로 시장을 관리하는 프레임워크, 가치투자의 본질(싸게 사는 게 아니라 가치의 기울기가 우상향하는 걸 나눠 사는 것), FCF 중심 사고, 모멘텀 투자의 감률법까지. 그동안 감으로 하던 투자에 체계적인 뼈대가 잡히는 느낌이었다.

특히 “주가는 Growth가 아니라 Growth Rate에 반응한다”는 개념과 “PER이 낮을 때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시클리컬)“는 관점은 내 반도체 포지션을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꿔놨다.

삼쩜삼과 별개로, 친구들과 투자 스터디도 시작했다. 혼자 공부하면 편향에 빠지기 쉬운데, 서로 다른 시각으로 종목을 분석하고 토론하니까 확실히 시야가 넓어진다. 3월에 투자 공부의 채널이 한꺼번에 두 개나 생긴 셈이다.


AI TF — 하네스 엔지니어링이라는 새로운 영역

3월에 회사에서 AI TF 팀에 합류했다. 2월에 “코드를 쓰지 않는 개발자”라는 글을 쓰면서 느꼈던 고민의 연장선이었다.

직접 팀에서 AI 도구를 써보면서 확실해진 게 있다. AI가 개발자를 대체하진 못한다. 하지만 기존에 사람이 일일이 글로 적어서 단순화하거나 워크플로우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작업은 대부분 자동화가 가능하다. 생각보다 범위가 넓었다.

이 과정에서 하네스 엔지니어링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다. AI에게 어떤 맥락을 주고, 어떤 제약을 걸고, 어떤 도구를 쥐여주느냐를 설계하는 일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상위 개념이랄까. superset이라는 도구로 여러 레포지토리에서의 AI 작업을 격리시키면서 효율화하고, 컨텍스트 스위칭을 쉽게 할 수 있었다.

2월에 기획이라는 낯선 영역을 경험했다면, 3월에는 AI를 활용한 개발 생산성이라는 새로운 축을 경험한 셈이다. “무엇을 만들지”에 이어 “어떻게 AI와 함께 만들지”까지 — 개발자로서의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는 걸 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드디어, 운동

1월: “2월부터 시작하겠다.” 2월: “턱걸이바를 샀다.” 3월: 진짜 시작했다.

턱걸이바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주 2회 러닝을 시작했다. 아직 헬스를 끊을지는 고민 중이지만, 일단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3개월간의 숙제를 끝낸 기분이다.

2월 회고에서 “장비는 샀으니까 이제 핑계가 없다”고 썼는데, 핑계 없이 실행으로 옮긴 달이 됐다. 아직 주 3회 목표에는 못 미치지만, 0에서 2로 간 건 의미 있다.


대구 벚꽃 여행

3월 말, 여자친구와 대구로 벚꽃 여행을 다녀왔다. 수서에서 SRT를 타고 갔는데 교통편이 편리해서 좋았다.

수성못 주변의 벚꽃이 정말 예뻤다. 청라언덕도 걸었는데, 벚꽃 사이로 보이는 대구 시내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스파크랜드에서는 처음으로 대관람차를 탔다. 솔직히 엄청 무서웠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건 사진으로 보는 것과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음식도 좋았다. 저절로막창에서 먹은 막창, 월성찜갈비의 찜갈비 — 대구 음식은 전체적으로 맛있었다. 특히 레브슈크레라는 프랑스 디저트집이 인상적이었다. 가격은 좀 비쌌지만 디저트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졌다.

2월 수안보에 이어 3월 대구까지. 바쁜 일상 속에서 이렇게 짧은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확실히 리프레시가 된다.


사상검증 더커뮤니티

3월에 여자친구와 함께 「사상검증 더커뮤니티」를 봤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아봤다. 각자의 사상과 가치관이 부딪히는 걸 보면서, 내 시선이 얼마나 편협한지 다시 한번 느꼈다. 나와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이 계기가 돼서 여러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페르미 추정, 스토아 수업, 게임 이론 — 평소 같으면 손이 안 갔을 분야들인데, 다양한 사고 프레임워크를 접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투자 스터디에서 프레임워크를 배우고, 사상검증에서 사고의 폭을 넓히고. 3월은 확실히 머리를 많이 쓴 달이었다.

올해 시즌 2가 나온다는데, 벌써부터 기대된다.


지식 시스템 정비

3월 말에서 4월 초에 걸쳐 Obsidian vault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Karpathy의 LLM Knowledge Base 방법론을 참고해서 raw → compile → Q&A → lint 워크플로우를 도입하고, 400개 파일을 재분류했다. 투자 노트 18개를 전수 검사해서 불일치 10건, stale 7건을 발견하고 정리했다.

건강검진 결과도 분석해서 건강관리 플랜을 세웠고, 결혼 주택매수 종합플랜도 만들었다. 회고를 쓰면서 기록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했는데, 3월에는 기록을 넘어서 기록을 관리하는 시스템까지 만든 셈이다.


4월에 집중할 것

  • AI TF 성과 — 하네스 엔지니어링 실력 키우기, 팀에 실질적인 기여
  • 투자 프레임워크 실전 적용 — 삼쩜삼 스터디에서 배운 시나리오 관리를 내 포트폴리오에 적용
  • 운동 루틴 강화 — 주 2회를 주 3회로. 헬스 등록 결정
  • 결혼 준비 — 주택매수 플랜 구체화

3월은 단련의 달이었다. 전쟁 폭락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멘탈과 원칙이 단련됐고, AI TF와 투자 스터디에서 새로운 프레임워크가 단련됐고, 미루고 미루던 운동까지 시작하면서 몸까지 단련하기 시작했다. 아직 어느 것 하나 완성된 건 없지만, 전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


참고 링크

투자 스터디

AI / 하네스 엔지니어링

사상검증 더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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