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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회고 — 태동

기획 첫 경험, AI와 함께 만드는 재미, 그리고 올해의 본격적인 시작을 느낀 달

2026년 3월 15일 · 5분
2026년 2월 회고 — 태동

한 단어로 요약하면 태동이었다. 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느낌. 팀도, 투자도, 개인 프로젝트도 — 올해의 방향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달이었다.


기획이라는 낯선 영역

2월의 가장 큰 변화는 기획을 해본 것이다. 새 콘텐츠의 PRD를 처음으로 작성했다.

개발은 문제 해결에 어느 정도 정답이 있는 느낌이었다. 에러가 나면 원인을 찾고, 요구사항이 오면 구현하면 된다. 그런데 기획은 달랐다. 문제 정의부터 시작해야 했다. “이게 정말 풀어야 할 문제인가?”부터 물어봐야 하는데, 그 질문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다.

쉽지 않았지만 재미있었다. 개발자로서 5년간 “어떻게 만들지”만 고민했는데, “무엇을 만들지”를 고민하는 건 다른 종류의 근육을 쓰는 느낌이었다. 이 경험이 나중에 돌이켜보면 꽤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 같다.


팀이 달릴 준비가 된 것 같다

일본팀 업무는 1월 출장 이후로 확실히 리듬이 생겼다. 2월에는 팀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 서로의 결핍이 뭔지 알아보기 위해 꾸준히 이야기했다.

그 과정에서 나름의 답을 도출해낸 것 같다. 사용자들의 반응도 점점 좋아지는 게 눈에 보여서 뿌듯했다. 1월에 현지에서 직접 부딪히며 얻은 인사이트가 제품에 반영되기 시작한 거다.

팀 전체적으로 “이제 본격적으로 달릴 준비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방향을 잡느라 헤매던 시간이 끝나고, 실행의 단계로 넘어가는 전환점이었다.


AI와 함께 만드는 재미

1월 회고에서 “AI 컨설팅은 별로였고, 직접 부딪혀보는 게 낫다”고 썼는데 — 2월에 진짜로 직접 부딪혀봤다.

Claude를 활용해서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만들어봤다. 재무 분석, 투자 트래커 앱, 자기분석 보고서. Obsidian에 쌓아뒀던 430개 노트와 8개 프로젝트, Git 커밋 218개를 AI에게 던져서 “나라는 사람을 분석해줘”라고 했더니, 생각보다 정확한 결과가 나왔다. 내가 모르던 나의 패턴을 발견하는 경험은 꽤 신선했다.

이 과정에서 느낀 건, AI는 컨설턴트가 아니라 재료를 넣으면 요리가 나오는 도구에 가깝다는 것이다. 좋은 재료(맥락, 데이터)를 넣을수록 좋은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그 재료를 준비하는 건 결국 사람의 몫이다.

이 경험들이 모여서 「코드를 쓰지 않는 개발자」라는 글을 쓰게 됐다. 솔직히 글을 쓴 직접적인 계기는 불안감이었다. AI가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면, 앞으로 나는 얼마나 더 일을 할 수 있을까? 그 불안을 글로 정리하면서 오히려 답을 찾았다. 코드를 쓰는 게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방향을 잡는 게 진짜 일이라는 걸.

기획을 처음 해본 경험과도 연결된다. 결국 같은 이야기였다.


뉴스레터 자동화

블로그에 소소한 기능을 하나 추가했다. 포스트를 발행하면 구독자에게 뉴스레터가 자동으로 발송되는 CI 워크플로우를 만들었다. 작은 자동화지만, “글을 쓰는 것에만 집중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돌아간다”는 구조를 만든 게 만족스러웠다.


운동은… 아직

러닝 한 번, 등산 한 번. 1월에 “2월부터는 뭐든 시작하겠다”고 했는데, 솔직히 많이 부족했다. 그래도 근육을 키워야겠다는 자각은 생겼고, 턱걸이바를 샀다. 사놓으면 하겠지.

3월에는 진짜로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장비는 샀으니까 이제 핑계가 없다.


수안보 온천 여행

2월에 여자친구와 수안보 온천에 다녀왔다. 수안보 지역 자체는 꽤 오래된 시골 느낌이었다. 근데 온천수는 정말 좋았다. 서울 온천과 다르게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바베큐도 구워 먹고, 꿩고기도 처음 먹어봤다. 온천에 몸 담그고 있으니까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이런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 거창한 여행이 아니어도, 둘이서 느긋하게 보내는 하루가 생각보다 큰 충전이 된다.


매일 기록하기

이번 회고를 쓰면서 느낀 건, 2월에 분명 많은 일이 있었는데 기억이 흐릿하다는 것이다. Git 커밋과 Obsidian 노트가 없었으면 복원이 어려웠을 거다.

3월부터는 매일 간단하게라도 기록을 남겨보려고 한다. 거창한 일기가 아니라, 오늘 뭘 했는지 한두 줄이면 충분하다. 회고의 품질은 결국 기록의 양에 비례하니까.


3월에 집중할 것

  • 일본 시장 실행 — 준비 단계를 넘어 본격적으로 달리기
  • 기획 근육 키우기 — PRD 작성 경험을 더 쌓기
  • 운동 루틴 — 턱걸이바 활용, 주 2회 이상
  • 매일 기록 — 하루 한두 줄이라도

2월은 태동이었다. 아직 꽃이 피진 않았지만, 뿌리가 자리를 잡고 줄기가 올라오는 느낌. 올해의 본격적인 시작이 2월이었다고 나중에 돌아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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